항목 ID | GC092010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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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民俗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충청남도 금산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효경 |
[정의]
충청남도 금산 지역 사람들이 자연환경에 적응하면서 만들어낸 다양한 생활 양식과 문화.
[개설]
금산군의 주민들이 금산의 자연환경에 적응하면서 만들어낸 생활 양식을 민속이라 한다. 금산의 민속 중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종목은 금산농바우끄시기, 금산 물페기농요, 금산농악 등으로 금산군의 대표적인 무형 문화유산이다. 각 마을별로 마을 공동체가 하나가 되어서 행하는 마을신앙, 무당이 각 가정이나 개인의 종교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무속신앙, 집안 곳곳에 모셔둔 집단 신령을 모시는 의례 행위인 가정신앙,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삶의 고비가 되는 순간에 행하는 일생의례[평생의례], 일 년 동안 태양력과 태음력의 순환에 따라 나타나는 절기(節氣)나 명절(名節) 등에 행하는 의례, 시절음식 등의 세시풍속, 하나의 마을을 운영하기 위해 조직한 공동 조직인 계(契)나 협업 노동 조직인 품앗이, 고지(雇只) 등의 마을 조직, 인삼이나 농작물을 생산하는 것과 관련한 농사 관행, 금강의 맑은 물에서 고기를 잡는 내수면 어로 관행, 일과 놀이가 하나된 삶의 현장에서 음악으로 흥을 돋우는 농악, 농사를 짓기 위해 사용하는 농업 도구, 금산의 산과 물에서 생산한 먹거리를 활용해 만든 음식 문화 등이 있다.
[금산군의 신앙의례]
금산군의 마을신앙은 산신제, 거리제, 탑제, 비석제, 용수묻기, 기우제[금산농바우끄시기, 대늪치기] 등이 확인된다. 산지로 이루어진 금산군은 마을 뒤에는 산신을 모시고, 마을 입구에는 돌탑, 선돌, 둥구나무 등의 신앙 대상물을 배치하였다. 특히 금산은 마을에 돌로 쌓은 71개의 탑이 신앙 대상물 혹은 마을 풍수와 관련되어 조성되어 있으므로 탑의 고장이라고도 불린다. 일부이지만 화재가 많은 마을에서는 마을 뒷산에 용수를 담은 항아리를 묻어 화재막이를 하였다.
금강과 지천이 발달한 곳에서는 가뭄이 들었을 때, 굴러떨어지면 천지개벽을 한다는 농바위에 동아줄을 틀어 감고, 지역 주민들이 번갈아 농바우를 떨어뜨리기 위해 줄을 당긴다. 이것이 바로 천신을 엄포하여 비를 바라는 금산농바우끄시기이다. 이외에도 특별한 기우제가 발달되어 있다. 조선 시대 이래 진악산 상봉의 물굴봉에 호랑이 머리를 넣어 비를 기원하는 물굴봉 침호두 기우제,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에서 불로 달군 돌을 금강에 떨어뜨리는 상징적인 행위로 용을 위협하여 비를 기원하던 추적봉 기우제, 금산군 진산면 삼가리에서 부리면 불이리의 용이 사는 못을 더럽혀서 비를 기원하는 기우제인 대늪치기 등이 있다. 마을에서 학덕이 높은 사람을 추모하는 비석제도 특별하다.
무속신앙으로는 금산군에서 활동하는 신앙 전문가인 법사(法師), 선거리와 그들이 베푸는 안택굿, 살풀이, 점복 등과 각 가정에서 필요에 따라 행하는 주술적인 치병의례인 동토잡기, 객귀물림, 주장방아찧기, 디딜방아뱅이 등이 있다. 집안 곳곳에 모셔둔 터주, 조왕, 칠성, 업, 삼신 등의 가신(家神)과 인삼 재배를 위해 개별적으로 삼장을 짓고 지내는 삼장고사(蔘場告祀) 등이 있다.
[세시풍속과 놀이]
세시풍속과 놀이는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해 모든 의례와 놀이를 일일이 소개하기가 어렵다. 대표적인 세시풍속으로 정월 대보름날 풍년을 희구하기 위해 나무를 쌓아 두고 불을 지르는 망우리불, 열나흗날에는 일 년의 액운을 막기 위해 행하는 액막이 뱅이가 있다. 허제비뱅이, 달그림뱅이, 버선뱅이, 화재뱅이, 명태뱅이 등은 금산군의 대표적인 절기에 행하는 뱅이이다. 이외에도 풍년을 바라며 볍씨가 여무는 시기에 볍씨를 빨아 먹어 쭉정이를 만드는 새를 쫓는 새쫓기, 해마다 울력을 내어 초장길을 닦는 관행인 초장길닦기 등도 특별하다.
소백산맥과 노령산맥 사이에 발달된 산악 분지형의 문화 원형이 잘 드러나는 것이 금산농악이다. 금산농악은 좌도농악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마을 단위로 존재하던 마을 농악의 단계에서 벗어나 걸립농악, 포장걸립농악의 순으로 발전한 전문적인 농악이다. 광복 이후 각종 농악 경연 대회에 충청남도 대표로 출전하여 여러 차례 수상하기도 하였다. 전국을 돌며 농악패로 활동한 금산농악단 최상근을 비롯한 농악패가 벌이던 판굿이 오늘날의 금산농악으로 전승되고 있다. 걸립농악으로, 금강 상류의 여러 마을에서 나룻배를 건조하기 위한 ‘배걸립굿’과 금강의 물길을 건너기 위한 나무다리 건조 비용 마련을 위해 풍장을 치던 ‘다리걸립’이 있었다. 또한 다리걸립과 관련해 금강의 물길에 놓은 ‘섶다리놓기’ 등의 관행도 있었다.
대표적인 놀이로는 들돌을 들고 남자 일꾼들이 힘자랑을 하던 들돌들기를 비롯해, 발짝을 뛰며 온갖 동작을 취하는 술래놀이, 골패를 가지고 수효를 따져 승부를 겨루는 놀이, 여우를 술래로 정하여 노는 술래놀이, 마당이나 공터에 놀이판을 그려 놓고 겨루는 놀이인 콩쥐팥쥐나 왕짱구 등이 있다.
[금산군의 생업(농업과 어로) 관행과 식문화]
금산군의 대표 농업 작물인 인삼을 재배하는 농업 도구 중 전통성을 지닌 인삼 종자를 넣는 종자판(種子板), 인삼씨 발아를 하는 개갑통(開匣桶), 인삼의 겉껍질과 불순물을 제거하는 대나무로 만든 삼칼 등이 있다.
농사 관행으로는 미리 곡식을 가져다 먹고 마지기당 농사를 지어 주는 고된 노동인 고지(雇只), 마을 단위로 조직한 김매기 조직인 두레, 대표 머슴에게 일 년 단위 혹은 월 단위로 지급하던 새경, 농사를 짓기 위해 서로 품을 앗던 품앗이, 곡물을 빌려 주고 이듬해 반을 이자로 받던 높은 이자의 장리(長利) 등이 있다. 농수를 확보하기 위해 물길을 가로막아 보(洑)를 막던 노동 행위, 금산의 특산물인 인삼을 건조하기 위해 반으로 접는 곡삼접기, 인삼을 접기 위해 먼저 먼지를 털고 잔뿌리를 정돈하는 인삼깎기, 갓 캐낸 인삼을 종류별로 나누는 일꾼들을 모아 일을 시키는 전문적인 일꾼의 대장인 놉대장, 정월 보름날에 일 년 동안 소를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봇줄을 만드는 일인 봇줄드리기가 있다.
금강과 지천이 발달한 금산 주민들이 내수면에서 고기를 잡던 다양한 어로 관행이 있다. 물고기가 함정에 걸려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의 함정어법, 오리 모형을 만들어 물고기를 유인해 잡는 오리끄시기, 강물에 돌을 쌓아 고기를 유인해 잡던 독살어법, 강물에 돌무더기를 쌓아 뱀장어를 잡는 어법인 담치기, 그물로 강바닥을 긁어서 다슬기를 잡는 어법인 형망어법 등이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어로 관행을 찾을 수 있다.
또한 금산군에는 농업과 어로 활동을 통해 얻어진 식재료를 가지고 만들어 먹던 음식 문화가 매우 잘 발달되어 있다. 인삼을 이용한 음식으로 인삼튀김, 삼계탕, 인삼강정과 인삼을 발효 후 증류한 금산인삼백주 등이 대표적이다. 내수면에서 어획한 어물을 이용한 음식으로 어죽, 추어탕, 도리뱅뱅이, 고뎅이장국, 고뎅이조림 등도 있다.
[금산군의 마을 조직]
금산군 내 마을 또는 동·리의 복리 증진과 상호 부조를 위하여 공유 재산을 마련하고 관리하는 자치 조직인 동계(洞契)나 대동계(大洞契), 산림의 보호와 이용을 목적으로 조직한 송계(松契), 비석제를 주관하는 문생계(門生契), 그릇을 매개로 한 친목계인 그릇계, 시를 짓는 동호인회 겸 친목계인 금란계, 상사를 치르기 위한 마을 단위의 조직인 대동상여계, 부모의 애경사를 치르기 위한 친목계인 위친계(爲親契), 과거 연자방아를 운영하기 위해 조직한 계인 연자방아계, 스승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조직한 문인계(門人契). 부모의 상장례를 치르기 위해 소규모로 조직한 상여계 등이 조직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