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201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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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塔祭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남도 금산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효경 |
[정의]
충청남도 금산 지역 마을 입구나 뒤편에 돌을 쌓아 공동으로 지내는 마을 제사.
[개설]
금산군 1개 읍 9개 면에는 약 69개소에 총 108기의 탑이 남아 있다. 이중 탑제를 거행하는 마을은 1999년 기준으로 69개 마을이다. 금산군 중 가장 많은 탑이 남아 있는 곳은 추부면과 부리면으로 모두 22개소가 남아 있다. 그 다음으로는 금산읍 9개소, 제원면·군북면·남이면·남일면에 각기 7개소, 금성면에는 4개소, 진산면과 복수면에는 3개소가 남아 있다. 도시화, 산업화로 인해 급속도로 소멸되어 가는 마을신앙 대상물 중 탑제는 제사 지속 비율이 높은 편이다. 고령화로 인해 높은 산중에서 지내는 산신제는 소멸 속도가 빠르나 탑은 한번 쌓아 두면 어지간해서는 보수나 교체가 필요하지 않아 전승 상태가 좋은 편이다. 금산군의 탑제는 지역 문화권역을 설정하는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 정도로 그 양상이 다양하다. 서대산 주변 탑제 문화권, 금강 상류의 탑문화권, 진악산 자락의 탑문화권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탑제 내용]
금산군의 탑제는 음력 정월 초사흗날, 섣달그믐날, 정월 열나흗날 등에 거행한다. 이중 정월 초사흗날이나 정초에 거행하는 비중이 전체 69개소 중 45개소로 매우 높다. 그 다음 열나흗날에 거행하는 곳이 21개소로 많다. 정초나 열나흗날은 한 해를 시작하는 초순으로 모든 부정한 것을 없애고 길함을 이끌기 위해 근신하거나 액막이를 행하는 시기이다. 탑제는 한 해 동안 마을에 미칠 액운을 미리 예방하고, 부정을 물리침으로써 미래를 긍정적으로 이끌기 위한 주민들의 염원이 응축된 신앙 행위라 하겠다.
[탑제 유래]
1.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한 탑제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위해 지내는 마을 공동체 신앙 중 탑은 마을 입구에서 마을로 들어오는 부정한 기운을 예방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전근대 사회에서 돌림병이나 천재지변 등이 발생하면 주민들의 염원이 증폭된다, 각 마을별로 탑제를 지내는 유래는 다른데, 금산군 부리면 선원리 가덕이에서는 신목으로 위하던 고목이 고사한 후 젊은이들이 갑작스레 죽임을 당하게 되어 이를 예방하고자 탑을 쌓았다. 금산군 추부면 신평리 신탑 탑제는 소가 갑작스레 죽자 이와 같은 불상사를 예방하고자 탑을 쌓았다. 금산군 군북면 두두리 헌대마을은 돌림병이 창궐하자 이를 예방하기 위해 탑을 쌓았다고 한다. 이렇듯 탑을 쌓고 탑제를 지내게 된 유래는 마을마다 상이하나 갑작스러운 마을의 불상사가 원인이 되었다. 사람의 힘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일을 긍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돌이 많은 금산 지역의 주민들은 정성을 모으듯 탑을 쌓고 탑제를 지낸 것이다.
2.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탑제
전근대 사회의 거주 공간은 화재에 매우 취약하였다. 마을 앞의 뾰족한 화산(火山)의 화기가 비추거나 도깨비의 조화로 화재가 발생하므로 이를 예방하고자 탑을 세웠다. 탑은 화기를 누르고, 탑 안에 소금단지나 숯, 무쇠솥 등을 넣음으로써 화재를 막는 기능을 추가하였다. 금산군 남일면 황풍리 사미실은 화재가 너무 자주 발생해 주민들이 전전긍긍하며 집집마다 물동이와 쇠스랑을 준비해 두기도 했는데, 이를 예방하고자 탑을 쌓고 화재로부터 안전을 찾았다고 한다.
3. 허한 방위를 비보하기 위한 탑제
전근대 사회에서 자연 지리의 관념인 풍수지리(風水地理)에는 인간의 거주 공간인 마을의 지세를 보완하는 비보풍수(裨補風水)가 발달해 있다. 완벽한 기운을 지닌 지세(地勢)는 흔하지 않으므로, 사람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공간의 부족한 지세를 보완하는 방법을 고안하곤 한다. 특히 마을 입구 앞쪽이 열리면 재물이 흘러 나간다고 여겨 이곳에 돌을 쌓아 탑을 만들어서 지세를 보완하였다. 금산군 추부면 요광리 장산마을의 입구 좌우에는 탑을 쌓고, 비보를 위해 탑 옆에 숲도 조성해 두었다. 금산군 제원면 대산리 한뫼마을도 마을 입구에 탑을 쌓은 후 젊은이들의 불상사를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