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데이터
항목 ID GC09201104
한자 祈雨祭
이칭/별칭 우제,무제,날궂이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충청남도 금산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종익

[정의]

충청남도 금산 지역에서 날이 가물 때 비가 오기를 기원하며 지내는 의식.

[개설]

금산 지역은 크고 작은 산이 많고 골짜기 또한 깊다. 전답 또한 이들 골짜기에 걸쳐 있어 대부분 천수답이다. 근래 저수지를 조성하는 등으로 관개 시설이 증가하면서 전과 다르게 수리 체계를 갖추어 가고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전답의 물을 오로지 하늘에 의지했었다. 그런 까닭에 가뭄이 들면 농부는 농사에 심각한 어려움 겪었다. 이때 이를 해소하기 위해 행한 것이 기우제(祈雨祭)다. 곧 하늘의 천신이나 용신께 비를 빌어서 가뭄을 극복하고자 했는 것이었다. 기우제는 다른 말로 우제, 무제, 날궂이라고도 부른다.

[내용]

금산 지역의 기우제는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졌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주부들이 주도하는 ‘물 까부르기’이다. 날궂이로도 불리는 물 까부르기는 자연 마을 단위로 이루어졌다. 대개 가뭄이 드는 초기에 주부들이 협의하여 물 까부르기를 한다. 주부들이 모여 날짜를 정하면 집집마다 한 사람 이상의 여성이 참여한다. 이들 가운데 다수가 키를 가지고 나오고 일부는 바가지나 빗자루를 들고 나온다. 이렇게 모인 여성들은 마을 인근의 시내로 나간다. 그리고는 물가나 물속에 들어가 키에 물을 담아 키질을 한다. 이렇게 키 위에 물을 담아 놓고 키질을 하면 물방울이 허공으로 튀어 오르기를 반복한다. 마치 비가 오는 듯한 상태를 연출하게 된다. 바가지나 빗자루를 사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비가 오는 모양을 시연하기 위함이다. 바가지에 물을 담아 허공에 뿌리고 빗자루를 물에 적셔 하늘로 치켜올리면 물방울이 허공에 올랐다가 아래로 떨어진다. 요컨대 이 같은 행위는 비가 오는 상황을 모의하는 것으로 주술적 논리를 따른 행위이다. 유사한 것은 유사한 결과를 발생하게 된다는 주술적 기대감이 내포된 행위이다.

여기에 더하여 천신을 자극하는 방식도 동원된다. 날궂이에 참여한 여성들이 발가벗고 물에 들어가 서로에게 물을 뿌리는 사례도 보인다. 자연스러운 물놀이로도 보일 수 있으나 대낮에 여성이 발가벗고 물에 들어가 서로를 밀치거나 물을 뿌리는 등의 행위는 비례(非禮)에 속한다. 이처럼 미풍양속을 해치는 행위는 하늘신의 노여움을 자극할 수 있는 행동이다. 또 냇물에 대소변을 보아 용이 머무는 수중 공간을 오염시키기도 한다. 역시 물의 신인 용신을 화나게 하는 행동이다. 요컨대 이와 같은 여성들의 행동은 천신이나 용신의 노여움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천신이나 용신의 화를 유발하면 이들 신들이 소나기를 내려 자신들을 쫓아낼 것이라는 생각이 담겨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이미 오래전 선대로부터 내려오는 것이기도 하다.

제의 형식의 기우제도 전한다. 금산 지역의 기우제는 산중, 저수지나 둠벙, 강가, 동굴 등에서 시행되었다. 그리고 제의 형식의 기우제에서는 남녀가 함께 또는 남자들 중심으로 의식이 진행되는 등 여러 사례가 전한다. 아울러 기우제는 가뭄이 절정기에 이를 때에 하나 또는 몇 개 마을이 연합하여 지낸다.

본격적인 기우제를 지내기 위해서는 부정하지 않은 사람으로 제관을 정한다. 이렇게 선정된 제관은 제사를 지낼 때까지 몸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근신 생활을 한다. 제물은 돼지머리, 주과포(酒果脯), 떡 등이다. 이들 제물을 준비하기 위해 걸립을 하는 사례도 있다. 제의 당일이 되면 강우 관련 신명이 머무는 공간이나 장소에 나가 제물을 진설하고 제사를 지낸다. 천지신명이나 수신께 비를 기원하는 축문을 읽기도 한다.

금산 지역의 기우제 가운데에는 그 유래가 오래된 것도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금산군 산천조에는 ‘금산의 진악산에 석굴이 있는데 이 굴 속의 소(沼)에 호랑이 머리를 넣고 비를 기원하는 사례’가 있다고 적고 있다. 또 충청남도 금산군 부리면 어재리의 용바위끄시기, 부리면 수통리대늪치기와 같은 신명 협박 기우 의식도 발견된다.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