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2010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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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충청남도 금산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종익 |
[정의]
충청남도 금산 지역에서 전염병을 퇴치하기 위해 행하는 주술적 치료 방식.
[개설]
디딜방아뱅이는 전염병을 예방하거나 퇴치하려는 뜻에서 유래한 풍속이다. 뱅이란 질병이나 재해 따위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대처하여 막는다는 뜻을 지닌 ‘방예(防豫)’의 금산 지역 방언이다. 방앗대는 다른 마을에서 훔쳐와야 하고 그 훔치기의 주체는 여성이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이 있다. 방앗대에 여성의 속옷을 입히고 그 가랑이 사이에 월경을 하는 상태를 모의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점은 '부정'으로 '부정'을 퇴치한다는 주술 관념에 바탕한다. 충청남도 금산군 진산면 교촌리·엄정리·삼가리, 충청남도 금산군 제원면 명곡리·금성리 등에서 확인되나 디딜방아뱅이는 금산 일대 다수 마을에서 전승되던 보편 풍속이다.
[연원 및 변천]
디딜방아뱅이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금산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예로부터 해오던 것이라고 하나 그 정확한 시기는 불분명하다.
[절차]
디빌방아 액막이의 첫 번째는 주민들이 서로 상의하여 디딜방아를 세울 것인지 결정하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방앗대를 세우기로 결정하면 어느 마을에서 방앗대를 흠쳐올 것인가를 탐색한다.
두 번째는 방앗대 훔치기로, 이는 여성들의 몫이다. 마을의 주부들로 구성된 한 무리의 여성들이 기왕에 탐문해 둔 방앗대를 이웃 마을에 가서 몰래 가져온다. 이때 방앗대가 무거우면 일부 마을의 남성들이 도와주기도 한다. 또 방앗대를 훔쳐올 때 「상여소리」를 하거나 곡을 하는 사례도 있다.
세 번째는 방앗대 세우기이다. 훔쳐온 방앗대를 마을 입구에 ‘Y’ 모양으로 세운다. 이 형태는 사람이 거꾸로 선 모습을 나타낸다. 이어서 여성들은 디딜방앗대의 사타구니 부분에 여성의 속곳을 입힌다. 일부 마을에서는 ‘과부의 속곳을 씌운다’고도 한다. 이렇게 옷을 입힌 뒤 그 속곳의 한 가운데에 팥죽을 듬뿍 발라 둔다. 마치 여성이 월경을 하는 상태를 가장해 두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왼새끼에 고추, 검정[숯], 종이[길지]를 꽂아 걸어두는 마을도 있다.
네 번째는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방앗대 앞에 상을 놓고 제물을 진설한 뒤 헌주 배례의 절차로 고사한다. 이때 마을에 따라 풍장패가 풍물을 치며 돕기도 한다. 제사를 마친 이후 상당 기간 방앗대를 마을 입구에 세워 둔다. 보통 돌림병이 잦아들 때까지 세워 두는 것이 관행이다.
돌림병이 멈춘 뒤 방앗대를 처리하는 방식은 마을마다 다양하다. 보통은 방앗대를 애초 훔쳐온 마을에 돌려주지만 일부 마을의 경우 방앗대가 썩을 때까지 마을 입구에 세워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