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2010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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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칭/별칭 | 업신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남도 금산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종익 |
[정의]
충청남도 금산 지역에서 가정의 재물운수나 집을 지켜준다고 믿는 신.
[개설]
가정신으로의 업은 금산 지역에 널러 전승되고 있는 가신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가신은 성주, 터주, 조왕 등이 주목받고 있으나 업신 또한 나름의 존재감을 갖고 신앙된다. 이 지역 사람들은 업신이 재물운을 가져다 준다거나 집안을 지켜주는 지킴이신으로 이해한다.
구체적으로 업신의 존재는 구렁이, 두꺼비, 족제비와 같은 동물이다. 이들 동물은 가정의 울타리 내부나 가정에 이웃한 장소에 머문다. 예를 들어 구렁이는 가정의 흙담이나 돌담에 서식한다. 두꺼비는 해당 가정의 뒤꼍 대나무 밭이나 산기슭에서 동면한다. 그리고 족제비 역시 민가에 잇닿은 야산에서 활동한다.
이 가운데 구렁이는 민가 주변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쥐를 잡아먹으며 생존한다. 그러면서도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고 자신의 영역에 대한 방어 의지가 확고하여 대개 한 가정에 한 마리 이상이 살지 않는 것으로 전한다. 두꺼비는 민가의 뒤란이나 이웃한 숲에서 겨울을 나고 이른 봄에 앞마당을 가로질러 물가로 이동한다. 그리고 다시 늦가을이 되면 역시 마당을 가로질러 자신이 머물렀던 동면 장소로 이동한다. 해당 가정의 주부는 두꺼비의 이러한 귀소 본능을 중시하여 두꺼비가 집을 지켜준다고 보았을 듯 하다.
금산 지역 사람들은 이 같은 여러 업신이 가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이를테면 이들 업이 사람의 눈에 띄어도 원하던 길을 가도록 보호한다. 보통은 모른 채 방치하는 것 자체가 이들 동물들에겐 보호가 될 수 있다. 또 청소년이 구렁이나 족제비를 보고 놀라서 해치려 하면 해당 가정의 주부가 나서서 “손대지 마라.”고 만류하는 사례도 보인다. 보통 주부는 족제비가 닭장 속의 닭을 물어 가도 해당 동물이 “집안을 지켜준다.”고 청소년에게 설명한다.
업신을 상징하는 봉안물도 존재한다. 충청남도 금산군 금산읍 장동이마을 주민 가운데에는 장독대에 업신을 위한 예물을 놓아둔 이가 있다. 그녀는 작은 단지에 곡식을 넣고 유두지[단지가 눈비를 맞지 않도록 짚의 끝을 모아 엮어 만든 물건. 유두저리]로 싸서 장독에 봉안하였다. 그리고 이것을 두꺼비업이라고 하였다.
업신만을 대상으로 한 고사의 사례는 보이지 않는다. 금산 지역에서는 정초 안택고사나 갈떡고사 때에 조왕, 성주, 터주 등과 같은 가신을 위한다. 이때 고사를 마친 뒤 업신 몫의 떡을 떼어 장독대 한쪽이나 뒷담 곁에 놓아 두는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