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2010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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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時節飮食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남도 금산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효경 |
[정의]
충청남도 금산군 지역 군민들이 일 년 중 특정 절기와 명절에 만들어 먹는 계절 음식.
[개설]
금산군 지역 주민들은 24절기와 명절 등의 이름 있는 날에는 특별한 음식을 마련해 먹었다. 때에 맞추어 생산되는 농산물을 이용해 특별한 음식을 마련하는데, 이를 시절음식이라 한다. 금산군 내에서는 지역을 막론하고 대체로 유사한 관행이 찾아지므로, 특별히 지역을 구분하지는 않았다. 시절음식은 대부분의 관행이 중단되었지만 설과 추석 명절의 떡국과 송편, 대보름날의 오곡밥, 부럼, 동짓날의 팥죽 등은 강하게 전승되는 편이다.
[내용]
설이나 추석 명절에는 차례를 지내기 위해 떡국과 송편 등의 절식을 마련한다. 설에는 떡국을 끓여 조상께 한 그릇씩 바친 후 나이 한 살 더 먹는다고 하여 식구 모두 한자리에 모여 나누어 먹는다. 닭이나 소고기를 삶은 육수로 끓여야 맛이 좋다.
대표적인 명절인 음력 정월 열나흗날 저녁부터 이튿날인 대보름날까지는 일 년 중 가장 다양한 음식을 마련한다. 농군의 명절인 대보름을 맞아 열나흗날 저녁에는 오곡[쌀, 보리, 수수, 조, 기장 등]을 넣어 오곡밥을 짓는다. 오곡밥을 지어 먹으면 일 년 내내 건강하다고 한다. 오곡밥을 얻어먹으면 재수가 좋다고 하여 조리나 키를 가지고 밥을 얻으러 다녔다. 오곡밥은 아홉 사발을 먹고 함께 나물 아홉 가지를 먹어야 좋다고 하여 미리 만들어 보관해 둔 묵은나물을 모두 꺼내 볶는다. 일 년 중 가장 푸짐한 식사를 하는 날이 된다.
대보름날은 농군들의 명절 첫날이다. 한 해를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 다양한 음식을 마련해 먹는다. 김으로 싼 쌈밥을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으며, 콩나물을 먹으면 키가 큰다고 한다. 아침 일찍 정초에 담가둔 귀밝이술을 마신다. 귀밝이술을 마셔야 일 년 내내 귀가 밝아지고 귓병도 없어진다고 한다. 아침 식사 전에 두부를 먹으면 살이 찐다고 하여 마른 아이나 허약한 사람에게 두부를 주었다.
보름밥을 먹기 전에는 몸이 건강하기를 바라며 다양한 음식을 먹는다. 보름밥을 먹기 전에 미리 호두·밤·은행 따위를 깨문다. 아이들은 나이만큼 깨물어야 좋다고 해서 나이 수대로 깨물기도 한다. 맨 처음 깨문 부럼은 이빨로 깬 뒤 마당에 던지면 머리에 부스럼도 나지 않고, 치아도 튼튼해진다고 여긴다. 금산군 남일면 초현리와 부리면 불이리에서는 정월 대보름날 저녁에 망우리불을 태우는데, 망우리불이 타고 남은 재를 다리미에 담아다가 콩을 볶는다. 치아가 튼튼해지고, 병에도 걸리지 않는다고도 한다.
봄을 알리는 전령인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양력 3월 5일경]에는 개구리알을 먹는다. 경칩 즈음이 되면 겨울잠을 자던 동물이 놀라서 잠에서 깬다. 개구리알을 먹으면 소화가 잘되고, 몸이 아픈 것이 낫는다고 한다.
음력 이월에는 바람이 몹시 부는데, 이를 두고 이월할머니가 내려온다고 여겼다. 이월할머니를 마중하는 의례로 초하룻날 저녁에는 이월밥을 지어 먹었다. 별도로 보관해 둔 쌀로 모처럼 푸짐하게 이월밥을 짓는다, 밥에 곁들일 나물, 생선, 김 등의 반찬도 넉넉하게 마련한다. 고춧가루나 마늘 등을 넣어 일반식으로 만든다. 부엌의 부뚜막 앞쪽 그릇을 보관하는 살강 옆에서 이월밥과 갖은 반찬을 올리고 이월할머니에게 정성을 드린 후 식구들이 이월밥을 나누어 먹는다. 이월 초하루는 한해 농사를 시작하는 시기로, 이월밥은 농군들에게는 농사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자 모처럼 푸짐하게 먹는 시절음식이었다.
3월에 진달래가 피면 꽃을 뜯어다가 술을 담근다. 꽃잎과 설탕을 켜켜로 넣은 후 소주를 부어 두었다가 먹는다.
망종(芒種)[음력 6월 6일경]에는 보리개떡을 찌어 먹는다. 망종 즈음은 보리 추수를 하지 못해 식량이 부족한 보릿고개이므로, 채 익지 않은 보리 이삭을 가져다가 가마솥에 볶은 후 가루를 내어 보리개떡을 만든다. 보리개떡은 어려운 시절에 밥을 대신하던 대체 음식이었다.
유두(流頭)[음 6월 15]에는 떡이나 포를 가져다가 논의 물꼬에 놓고 ‘물꼬 고사’를 지낸 후 떡을 먹는다. 이 떡이 유두떡이다.
삼복(三伏)은 농사철로 바쁜 일손을 놀리는 시기로, 무더위에 고생하는 식구들을 위해 모처럼 영양식으로 복달임을 한다. 삼복은 일 년 중 가장 무더운 시기로, 하지가 지난 뒤 셋째 경일(慶日)이 초복(初伏), 넷째 경일이 중복(中伏), 입추(立秋) 후 첫 경일이 말복(末伏)이다. 친분 있는 사람들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개나 닭, 미꾸라지 등을 잡아 삼계탕, 개장국, 추어탕 등의 보신용 영양식을 만들어 먹고, 더위를 가시게 해 줄 여름 과일도 사다 먹는다.
백중(百中)[음력 7월 15일]은 예로부터 ‘머슴 생일’이라 하여 아침상을 푸짐하게 마련해 주었다. 정성껏 마련한 음식을 받아먹고 모처럼 하루를 즐긴다.
추석(秋夕)[음력 8월 15일]에는 햇곡식을 조상에게 천신(薦新)하고, 계절식으로 송편을 마련해 먹는다. 열나흗날 달을 보면서 솔잎을 켜켜로 넣고 송편을 찌어 조상 차례를 지낸 후 나누어 먹는다.
가을걷이를 마친 후 음력 10월 초삼일을 전후하여 도신을 하는데, 이때 갈떡을 만든다. 집안의 가신(家神)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치성을 올리기 위해 마련하는 떡이다. 피고물떡[팥시루떡]은 우선 집안의 가신에게 올린 후 이웃과 나누어 먹는다.
음력 11월에 동지(冬至)[양력 12월 22~23일경]가 드는 날에 따라 애동지, 중동지, 노동지라고 한다. 애기동지에는 아이가 해롭다고 하여 팥죽 대신 시루떡을 찌고, 나머지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 먹는다. 팥죽에는 찹쌀가루를 익반죽하여 둥글게 빚어 넣는데, 이를 새알수제비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