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92010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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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충청남도 금산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종익 |
[정의]
충청남도 금산 지역에서 무당이나 법사가 앉은 상태에서 굿판을 운용하는 형태.
[개설]
앉은굿은 무당이나 법사가 굿을 진행하는 형태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이를테면 굿의 여러 유형을 앉은 상태로 진행하는 것에 착안해서 명명한 용어이다.
[내용]
금산을 비롯한 충청도 일대의 굿 가운데 여러 유형에서 이와 같이 앉은 형태의 굿 진행을 볼 수 있다. 실제 굿판 운용이 앉아서 경문(經文)을 구송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같은 현상은 충청도 지역의 굿에서 경문이 큰 비중을 차지하였기 때문이다. 경문이란 무속신들의 이야기를 다룬 ‘문서’이다. 그 내용은 신들의 내력이나 권능, 초월성으로 꾸며져 있다. 무당이나 법사는 굿을 진행하면서 이들 신들의 이야기를 구송하는데 그 기본적인 자료가 바로 앞에서 말한 문서이다.
금산 지역 무속인들의 문서는 산신경, 조왕경, 터주경, 성주경, 조상경, 산신경, 제석경, 칠성경, 삼신경, 옥추경, 항마경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어떠한 굿을 하는가에 따라 이들 문서를 조합하여 굿판을 운용한다. 예를 들면 안택굿을 한다고 할 때 산신경, 조왕경, 터주경, 성주경을 기본으로 굿판을 운용한다. 이같은 기본 구성을 바탕으로 굿을 짜고 필요에 따라 조상경, 제석경, 칠성경 등을 덧붙이기도 한다. 한편 안택굿에서 산신경을 사용하는 것은 근래 안택굿이 주택이 아닌 야산의 굿당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앉은굿에 나타나는 또 하나의 특징은 다양한 무구(巫具)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들 무구를 분류해 보면 첫째, 신을 매개 하는 것으로 신간[신장대]을 비롯해 사자, 신장 등이 있다. 둘째, 귀신을 쫓아내거나 막는 장치로 각종 장식[설위설경]이 사용된다. 이들 장식물은 무당이나 법사가 창의적으로 만든 것이 적지 않다. 이론적 바탕으로 육도삼략(六韜三略), 『주역(周易)』, 불경 등을 활용한다. 곧 전략서에 등장하는 진법을 활용하여 무대 장치를 꾸민다거나 불경에 등장하는 보살을 형상화하여 장식을 만드는 것과 같은 예를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신을 기쁘게 하기 위한 꽃을 비롯해 다양한 폐백 등이 있다.
끝으로 앉은굿에서는 무당이나 법사의 악기 연주 실력과 문서 구송 능력을 중시한다. 해당 무속인이 장단, 강약을 통해 기본 악기를 얼마나 잘 다루는지 또 그 연주 솜씨에 맞추어 구송을 하는지를 중시한다. 예전에는 무당이나 법사가 자신만의 고유 문서를 가지고 있는가도 중시하였었다.
[연원 및 변천]
앉은굿의 연원은 분명치 않다. 조선 후기 충청도 지역 서얼 출신들이 경객으로 참여하면서 앉은굿이 보다 활성화되었을 것이라는 설이 전한다. 금산에서 앉은굿이 계속해서 행해지는 지는 자료에서 찾을 수 없어 현황을 파악하기 어렵다.
[절차]
앉은굿으로 전개되는 굿의 종류는 그 수가 매우 많다. 따라서 굿의 진행과 관련된 절차를 일일이 밝히기에는 번다함이 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의 절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굿판의 정화 의식을 진행한다. 본격적인 굿을 진행하기에 앞서서 굿판과 무속인 당사자, 기주(祈主)의 부정을 제거하는 의식을 진행한다.
둘째, 굿판의 상황에 맞게 주신을 초청하고 해당 신에게 축원을 올린다. 이 축원에서 무당이나 법사는 문서를 통한 축원, 춤이나 행위를 통한 축원을 펼친다. 신을 즐겁게 해 드리는 과정이다.
셋째, 신을 즐겁게 해 드린 이후 해당 신으로부터 공수를 받는다. 경우에 따라 귀신 축출과 관련된 굿에서는 강력한 축출 행위 표현이 구현되기도 한다. 요컨대 이 단계는 굿을 하는 목적이 신에게 전달되고 신으로부터 답을 받아내는 절차이다.
넷째, 초청한 신을 배송하고 잡신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 준 뒤 굿을 마친다.
앞의 설명에서 ‘춤이나 행위’란 표현을 사용하였다. 이는 앉은굿에 배치되는 사항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앉은굿’이란 용어는 ‘모든 충청도 굿이 앉아서 한다’라는 뜻이라기보다 전반적인 굿 흐름에서 나온 것으로 보아야 한다. 요컨대 ‘충청도 굿’ 또는 ‘앉은굿’이라 불리는 굿 유형이 모두 앉아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금산에서 시행되는 앉은굿도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