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산의 색깔을 담은, 혹은 닮은 금산 문학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9200020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충청남도 금산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영아

[정의]

충청남도 금산군 출신의 작가들이 주로 198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금산 지역에 거주하면서 금산의 자연과 삶의 정서를 표현한 문학.

[개설]

금산의 현대 문학은 1980년 이후에 시림문학동인회를 시작으로 결성된 좌도시동인회, 산꽃시동인회, 1990년에 설립된 금산문학회를 비롯하여 1998년에 창립되어 기관지 『금산문학』을 발간하는 한국문인협회 금산지부, 극단 비단길, 극단 비단골 등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금산에서 태어나 금산에서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문학인들이 여러 문학적 갈래의 작품이나 문학 행사 등을 통해 금산의 자연과 삶의 애환, 정서 등을 표현해 오고 있다

[금산 문학의 시작과 발전 양상]

금산은 대부분의 지방처럼 일제 강점기나 1945년부터 1950년 사이의 해방 공간을 거쳐 1960년대에 이르기까지 이렇다 할 문학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1970년대나 1980년대에 등장한 소수의 문학인도 대전, 전주, 서울 등을 중심으로 활동하였다. 금산 출신 문인이 금산에서 뿌리를 내리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시림문학동인회가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시림문학동인회는 나중에 좌도시동인회한국문인협회 금산지부의 결성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고 금산 문학이 뿌리내리고 발전하는 데 큰 바탕이 되었다.

금산 문학은 초창기에는 시 부문에 편중되어 있어 산문 부문은 문인 수도 적고 소설가도 극소수에 불과하였다. 그러한 현상은 금산 뿐만 아니라 대전, 충청남도를 비롯하여 한국 문단의 전체적인 현상이기도 하였다. 2000년대 이후에도 산문 분야보다 시 분야의 작가나 작품이 많은 것은 여전한 현상이다. 시 문학 쪽에서는 좌도시동인회의 문인들이 지금까지도 창작 활동을 지속해서 하고 있으며 여러 문학 분야에서 문학 행사를 비롯하여 동인지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1990년대 이후에 들어서면서 시 외의 분야에서도 비록 그 숫자는 적으나 다양한 분야의 문학인들이 활동해 오고 있다. 희곡 부문에서는 1950년대부터 1960년대에 걸쳐 왕성한 활동을 펼쳐 온 금산 출신의 작가 임희재를 기리는 연극과 문학제를 열어 희곡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2015년에 창단한 극단 비단길은 금산의 공연 문화를 만들고 키워 나가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문화 예술이 소외된 지역을 찾아다니며 해설이 있는 연극 형식으로 관객의 이해를 돕고 각 지역에 있는 우수한 역사 이야기를 극에 맞추어 해설해 주기기도 하는 등 연극에 대한 새롭고 재미있는 시도를 꾀하는 중이다.

특히 극단 비단길이 발굴한 금산의 역사콘텐츠로는 인삼을 소재로 한 「마상재의 꿈: 사랑의 희생」, 금산의 동학 이야기 「동도대자의 깃빨」, 천주교 최초 순교자 윤지충의 이야기를 다룬 「진산사건 1791: 윤지충, 아름다운 이별」 등은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이 외에도 극단 비단길은 금산세계인삼엑스포를 통해 금산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금산의 정서와 문화 예술을 널리 보급하는 데 힘쓰고 있으며 금산 문화의 홍보 대사 역할을 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2021년에 창단한 극단 비단골은 「할매들의 수다」를 첫 무대에 올려 고령화 사회를 맞이한 우리 사회의 가정 문제를 잘 표현하여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 밖에도 금산 문학은 1980년대와 1990대부터 여러 신문사와 각종 문예지를 통하여 등단한 문학인들이 활발하게 창작 활동을 하고 있으며 여러 분야의 문학인들이 금산 지역의 지방 자치 단체와 협력하여 각종 문학제와 연극, 백일장 등을 통해 다양한 문학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금산의 문학이 1980년대 이후에 지금까지 탄탄하게 뿌리를 내리고 발전해 온 것은 시 문학 동인회 좌도시동인회한국문인협회 금산지부 기관지인 『금산문학』의 활동이 있었기에 가능하였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산 문학의 주축인 좌도시동인회와 『금산문학』]

1. 좌도시동인회의 구성과 활동 내용

좌도시동인회는 1980년대 금산의 젊은이들이 시인 임영봉을 중심으로 모여 소소한 문학 활동을 한 시림문학동인회로 시작되었다. 1980년 첫 시집 『원시림』을 출간하였고, 1989년 명칭을 좌도시동인회로 바꾸어 꾸준한 활동을 하였다. 금산 지역의 젊은이들이 문학에 대한 꿈을 가지고 실제 창작 활동을 하며 동인지를 만들기까지 청년 문학도들의 열정과 더불어 그 무렵 금산에서 교직에 몸담고 있던 시인 조남익과 시인 김환식 등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980년대에 금산 출신의 문인들이 있었으나 주로 다른 지역에서 문학 활동을 하였고 지역 출신 문인이 고향에서 동인지를 발행하는 일이 흔치 않았다. 그에 비해 좌도시동인회의 시인은 주로 금산에서 출생하여 금산에 살면서 금산의 자연과 문화를 시로 표현해 왔다.

1985년 봄에 출간한 좌도시동인회 첫 시집에 시인 임영봉, 임영석, 신배승, 이성룡 등이 참여하였고 1985년 가을에 출간한 2집에 시인 안용산, 양해남, 김선주, 고 정인철 등이 작품을 실었다. 1985년 첫 시집 『원시림』부터 2022년 『모닥불에서는 웃음소리가 나다』까지 총 37집의 시집을 출간하는 동안 많은 좌도시동인회의 시인들이 고향 금산에 대한 사랑을 담아 왔으며 이 시인들 외에도 길일기, 정성균, 김종윤, 안지순, 길문섭, 박영하, 유진택, 김석영 등이 있다. 특히 2022년에 출간한 『모닥불에서는 웃음소리가 난다』에서는 좌도시동인회의 동인으로 꾸준히 창작 활동을 해 온 안용산, 유진택, 안지순, 김종윤, 김석영, 정성균 등이 모닥불을 주제로 한 시와 산문을 실었다. 주로 고향 금산에서 출생하여 오랜 세월 살면서 바라보는 금산의 산과 강 등을 소재로 금산 사람들의 삶과 다양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내용을 시와 산문으로 표현하였다.

좌도시동인회의 좌도는 조선 시대 지역을 8개의 도로 나누고 다시 좌도와 우도를 양분한 것 중 하나를 일컬어 지칭하여 문화적 특성을 나타내는 말로 중앙 문단과 견주어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해 보려는 지역 시인들의 의욕적인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좌도시동인회 시인 중에는 중앙 문단으로 진출하거나 다른 진로를 택하여 좌도시동인회를 떠나는 일도 있었지만 좌도시동인회의 많은 시인들이 30여 년이 넘는 동안 지속해서 창작 활동을 해 오고 있다. 특히 1996년 문학의 해를 기념하여 열린 한국문예진흥원[현 문화예술위원회] 동인지콘테스트에서 좌도시동인회가 전국 우수상을 공동으로 수상하게 되었는데 이는 오랫동안 금산 지역에서 살면서 금산의 문화를 지키며 살아온 시인들의 노력과 열정이 만들어 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좌도시동인회가 시작된 1980년대가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치열한 격동기였듯이 좌도시동인회의 시인들은 시대와 존재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존재에 대한 성찰을 작품에 나타내려 애썼다. 그러한 사회적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내면을 표현하는 데 금산이라는 지역적 특성은 작품의 모태가 되고 존재에 대한 철학적 대상이었다. 좌도시동인회는 금산이라는 지역 안에서 결성된 지역의 문학 단체이지만 한국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미래에 대한 지향점과 작가 정신을 작품에 표현해 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였다. 그리고 좌도시동인회들의 작품성을 알리는 계기가 된 데는 소리꾼 장사익의 역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장사익은 신배승의 시 「섬」, 「기침」과 안용산의 시 「민들레」, 정성균의 시 「삼식이」 등을 노래 가사로 썼으며 시인들은 자신들의 시를 노래 가사로 만들어 부르는 장사익의 공연에 직접 가서 노래를 듣기도 하는 등 시와 음악이 만나는 문화적 교류를 도모하기도 하였다.

금산에는 좌도시동인회 외에도 산꽃시동인회가 있다. 산꽃시동인회는 안용산 시인의 주도로 시작되었으며, 2001년에 『엄마의 세상소풍』이라는 창간호를 시작으로 제4집 『담쟁이넝쿨』을 거쳐 2015년에 15번째 시집 『들꽃으로 부르는 노래』를 발간하기까지 많은 작품을 창작하고 문학 활동을 해 왔다. 산꽃시동인회의 시인으로는 안용산을 비롯하여 길순암, 길종숙, 김경희, 김명자, 김주순, 박복기, 박영옥, 박명희, 손정옥, 이정숙, 전용순 등이 있다.

2022년도에는 금산군청의 주관으로 안용산이 금산의 강과 산 등 금산 지역의 자연을 시와 사진으로 담아 『금강 여울 이야기』라는 책을 출간하였다. 안용산은 『금강 여울 이야기』에서 금산의 강과 산을 중심으로 도도히 흐르는 민족의 정기와 생태계의 모습을 고증 자료와 함께 꼼꼼하게 정리하여 기술하고 있다. 안용산은 시 「여울 따라 흐른다」에서, “꽃이 피니 서로 다른 물고기들 때를 알아 오른다// 산수유 필 적 재개미 오른다/ 진달래 필 적 꽃고기 오른다/ 조팝나무 필 적 딸치 오른다/ 그려 때를 지들이 알아 따른다 [중략] 언제부터인가 꽃들이 때도 없이/ 모조리 피기 시작하더니/ 물고기들 점점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물고기들을 따라 여울도 서로/ 밀고 당겨 강물마저 줄어들고 있다”와 같이 금산의 생태계가 예전의 모습을 많이 잃어 가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있다.

2. 한국문인협회 금산지부와 『금산문학』

금산문화원은 1996년 문학의 해를 맞아 금산의 문학을 총체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자료를 발간하기 위하여 금산문학발간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문학 작품의 수록 범위를 정하고 작가를 선정하였다. 문학 작품의 수록 장르는 시, 소설, 아동 문학, 수필, 희곡, 시나리오, 평론으로 정하였다. 작가의 선정 기준은 금산에서 출생한 경우, 혹은 다른 곳에서 태어났으나 금산에서 성장하였거나 현재 거주하고 있는 경우 등으로 하였으며 시기는 해방 이후부터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였다. 이러한 기초 작업을 바탕으로 1996년에 금산문화원에서 발간한 『금산의 문학』에는 시, 소설, 수필, 동화, 비평, 시나리오, 희곡 장르에 총 41명의 문학가가 작품을 실었다.

이때 실린 문학 작품의 내용을 살펴보면 대부분 금산의 자연과 금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서와 문화를 담고 있다. 여러 장르 중에서도 가장 많은 25편의 작품이 시 부문에 실렸다. 그중에서도 금산 출신이면서 지금도 금산에서 거주하고 있는 안용산, 신배승, 양해남, 정성균 등의 시에서는 금산의 산과 내를 바라보며 또 논과 밭을 가꾸고 일구며 살아가는 금산 사람들의 애환과 정취가 잘 나타나 있다. 특히 안용산의 「저문 산」, 「아카시아꽃」, 이성용의 「마늘을 캐면서」, 정성용의 「불무」, 「가시리 가는 길」, 양해남의 「새 혹은 찰리파커」, 임영봉의 「갯바위섬 등대」 등은 금산의 자연과 민중의 애환을 잘 다듬어진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금산문화원의 문학 작품 발굴과 정리 작업은 금산 문학의 역사를 확인하고 이후 금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학 단체의 창작 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금산문화원의 금산 문학에 대한 작품 발굴과 총정리 작업이 바탕이 되어 한국문인협회 금산지부가 1998년 10월 창립되고 1999년 4월에 한국문인협회 금산지부로 인준을 받아 지금까지 활동해 오고 있다. 특히 2006년에 한국문인협회 금산지부의 문예지 『금산문학』이 창간되었는데 다른 지역의 문예지에 비해 출발이 좀 늦은 것은 좌도시동인회와 산꽃시동인회의 동인지가 이미 발간되고 있던 영향으로 보인다. 한국문인협회 금산지부는 문학의 5대 장르에서 약 150여 명의 문인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금산문학』 통권 제20호를 발간하였다.

한국문인협회 금산지부는 금산의 다양한 문화와 전통을 계승하여 문학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으며 기존의 금산의 문학 단체인 좌도시동인회나 산꽃시동인회 등의 일부 회원도 현재 한국문인협회 금산지부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2년에 발간된 『금산문학』 제20호에는 시, 소설, 수필, 희곡, 평론 등의 분야에서 총 47명의 문인들이 작품을 실었다. 특히 좌도시동인회 초기부터 활동한 임영봉은 특집 ‘시로 쓰는 금산’에 시 「입」, 「금산새복씨락국밥」, 「금산사람」, 「금산인삼기네스」 등의 시를 실었다. 임영봉은 시에서 금산의 인삼과 산에 얽힌 이야기 그리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금산 사람들의 투박하고도 훈훈한 정과 다양한 삶의 모습을 특유의 향토적 언어로 잘 표현하고 있다.

[금산 문학의 의의와 평가]

1980년대부터 활기를 띠기 시작한 금산 문학은 오늘날까지 좌도시동인회와 산꽃시동인회, 『금산의 문학』, 『금산문학』 등의 활발한 창작 활동과 극단 비단길, 극단 비단골 등의 연극 활동과 더불어 여러 가지 문학제와 각종 문학 행사 등을 통해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다. 여기에는 각 문학 동인회 작가들과 관계자 그리고 지방 자치 단체 구성원들의 지원과 노력에 힘입은 바가 크다. 특히 1980년대에 창립되어 지금까지도 활발한 창작 활동을 이어 오고 있는 좌도시동인회의 동인지는 금산의 시 문학을 대표하는 문예지이며, 『금산문학』은 1998년에 창립되어 1999년에 인준이 난 한국문인협회 금산지부의 회원들이 주축이 된 문학 동인지로서 금산 문학을 발전시켜 온 바탕이 되고 있다.

특히 좌도시동인회는 특별한 문학 단체가 없던 1980년대에 금산의 젊은이들이 문학의 꿈을 키우며 고향 금산의 아름다운 정서와 역사 그리고 우리의 민족 정신을 시로 창작하여 알림으로써 금산의 문학 단체가 활성화되고 발전해 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또한 한국문인협회 금산지부는 시화전, 백일장, 문학제 등의 다양한 문학 행사를 지금도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고 『금산문학』 역시 문학의 다양한 장르에서 많은 문인들을 배출해 오고 있으며 지역의 정서와 문화를 알리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극단 비단길은 금산의 인삼과 가톨릭 순교자를 소재로 한 역사 콘텐츠를 만들어 아름다운 금산을 소개하는 데 앞장서고 있으며, 극단 비단골 역시 창단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금산 출신의 배우와 금산 사람들이 단원이 되어 지역의 연극 문화를 활성화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금산 지역의 이러한 폭넓은 문화 활동에 관한 관심과 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인식과 활동은 앞으로 한국 문학을 발전시키는 데 어떤 지역 못지않게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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