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충청도와 전라도를 넘나들다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9200019
분야 정치·경제·사회/정치·행정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충청남도 금산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신은숙

[정의]

충청남도 금산군의 역사적·문화적·지리적·심리적·행정적 거리의 밀접성으로 다양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 나들목으로서의 역할.

[개설]

충청남도 금산군은 지리적으로 대전광역시, 충청북도, 전북특별자치도와 인접해 있다. 북으로는 대전광역시 중구·동구, 남으로는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진안군, 동서로는 충청남도 논산시,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충청북도 영동군·옥천군과 인접해 있다. 교통, 통신 수단 등의 발달로 사람들의 생활권이 지역과 국가의 틀을 넘어 지구 규모가 되는 글로컬(Glocal) 시대라고 하지만 금산군민들의 실제 생활에서는 물리적 거리가 아주 중요하다. 충청북도 영동군·옥천군 편입설, 대전광역시 편입설, 금산군 진산면·복수면의 대전광역시 편입설 등 다양한데, 충청북도 영동군·옥천군이 신라와 고구려의 최전방 지역이고, 충청남도 금산군은 백제의 최전방이던 인연이 있다.

예로부터 금산군은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진안군·전주시 등과 교류가 활발한 전북특별자치도 지역권이라 할 수 있다. 한때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진안군·장수군과의 통합도 제기되었으나 과거로의 회귀라는 측면에서 부정적이었다. 오늘날은 대전광역시의 외연 확장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대전광역시와의 통합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전라북도에서 충청남도로 편입]

전라북도[현 전북특별자치도]에 속해 있던 금산군이 충청남도로 편입된 것은 1963년이다. 전라북도에 편입된 금산 주민들의 생활권은 충청남도였다. 그래서 금산 지역 주민들은 끈질기게 충청남도로 편입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였다. 그러나 전라북도 도민들의 반대로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박정희 군사 정권에서 최고회의 법사위원이던 길재호의 영향력으로 1963년 1월 1일 「서울특별시, 도, 군, 구의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법률」[법률 제1172호]에 의한 행정 구역 개편에 따라 금산군은 다시 충청남도로 편입되었다.

[금산의 시기별 행정 구역 변천]

금산군은 다른 지역보다 역사적으로 부침이 많은 행정 구역이다. 금산군은 백제 때 진잉을군(進仍乙郡)이었고 신라 경덕왕의 지명 한화 정책 때 진례군(進禮郡)으로 개명되었다. 1895년(고종 32) 6월 23일 23부제로 개편되면서 진산군[현 진산면, 추부면, 복수면 일대]과 함께 공주부에 편입되었다. 이듬해 13도제로 개편되면서 1896년(고종 33) 8월 4일 칙령 제36호에 따라 전라북도에 편입되었다. 1914년 3월 1일부로 진산군이 금산군에 통합되었다. 1963년 전라북도에 속해 있던 금산군이 충청남도로 편입되었다.

[금산과 가야 문화]

백제권으로 인식되던 전북특별자치도 장수 지역에 가야 문화가 있으며, 금산 지역에도 충청남도 유일의 가야 문화권 교류 흔적이 남아 있다. 이는 장수 가야와의 관련성을 알 수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동부 지역에 88개소의 고대 봉화가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북특별자치도 장수군 21개소를 비롯하여 남원시·진안군·무주군·완주군·임실군, 충청남도 금산군에 걸쳐 확인된다. 봉화는 주변의 긴급한 소식을 중앙으로 전달하는 통신 시설로 가야의 정치 세력이 장수를 거점으로 인근 지역인 충청남도 금산군까지 확장되었다는 점에서 전라도와 충청도가 백제 문화권과 가야 문화권이 중첩되는 독특한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금산의 독특한 방언과 민요]

충청도와 전라도의 특징을 공유하는 금산의 방언과 민요가 있다. 충청도의 방언권인 충청남도 금산의 방언은 지리적·언어학적 측면에서 행정 구역상 충청남도에 속해 있지만 남쪽으로는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의 무주 방언, 충청북도 영동군의 영동 방언이 혼재하는 접촉 방언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중 현저하게 차이를 보이는 특징은 나제통문(羅濟通門)을 중심으로 한 동서 지역 간 언어 차이이다. 이러한 차이는 지리적 요인뿐만 아니라 역사적 요인에도 기인한다. 특히 방언 구획 면에서 충청도는 경기도, 강원도, 전북특별자치도, 경상북도와 경계를 이루고 있어서 주변 지역은 인접한 지역과 공통적인 특징을 보이고 있지만 중부 방언의 한 하위 방언으로서의 공통성을 더 많이 보여 준다.

충청남도 방언은 제1방언권[천안·아산·평택 지역]과 제2방언권[서천·보령·부여·청양·공주·세종·논산·대전·금산 지역], 제3방언권 또는 내포 방언권[서산·태안·당진·홍성·예산 지역]으로 나누어지는데, 이는 차령산맥을 기준으로 분류한 방언 체계이다. 충청남도 금산군의 금산 방언은 지리적으로 동남쪽에 있는 제2방언권과 언어적인 친연성을 맺고 있다. 충청남도 금산군의 민요로는 부리면 어재리 느재의 모심는 소리, 농바우끄는 소리, 부리면 선원리 더덕골의 모시심는 소리가 있다.

[충청도와 전라도를 넘나드는 근린 생활권]

충청남도 금산군은 역사적 행정 구역 소속 문제나 물리적 거리로 보아 충청도, 전라도와 생활상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행정 구역상 금산군에 소속되어 있지만 생활권은 충청도, 전라도와 가까운 지역도 있고 반대로 행정 구역은 충청도, 전라도이지만 금산이 생활권이 되는 경우도 아주 많다. 이로 보아 인구가 줄고 있는 금산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충청도와 전라도와 안정된 교류 관계를 이루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금산의 인삼 유통 시장 규모가 전국의 70%를 웃돌고 있어서, 금산인삼[홍삼]과 진안홍삼의 연계를 통한 상생 발전을 모색한다면 금산의 인삼 유통 시장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이다.

한편 방송 전파도 영향을 받는데 북쪽이 평야 지역이라 무주군, 익산시, 군산시 등 전북특별자치도 북부 지역에서 대전광역시 지역의 라디오 방송을 청취할 수 있으며 반대로 충청남도 남부 권역인 금산군, 부여군, 논산시, 공주시 지역에서 전북특별자치도 지역의 라디오 방송을 청취할 수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 안천면에 있는 용담댐 상수원이 충청남도 금산군민들의 생활 편익을 위해 2012년 4월 충청남도 금산군 남일면에 금산정수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용담댐 상수원 확보를 통해 깨끗하게 정제된 맑은 수돗물이 금산군에 공급되기 시작하였다.

통영대전고속도로가 군내를 관통하여 대전광역시로 이어지며 추부나들목, 금산나들목 등 2개의 나들목이 개설되어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에서 올라온 국도 제37호선충청남도 금산군 금산읍추부면을 지나 충청북도 옥천군으로 이어지며,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 용담면에서 올라온 국도 제13호선충청남도 금산군 금산읍에서 끝난다. 한편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운주면에서 대둔산을 넘어 올라온 국도 제17호선충청남도 금산군 진산면추부면을 경유하여 대전광역시로 이어진다. 충청남도 금산군 최북단인 추부면 마전리에서 국도 제17호선국도 제37호선이 만난다.

금산군 주민들은 금산종합버스터미널에서 고속버스,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서울행 고속버스는 금호고속에서 1일 8회 배차하여 운행하며, 추부면 마전리의 마전고속·직행매표소에서 중간에 승하차한 후 추부IC로 진출입한다. 따라서 고속버스 막차 이후 서울로 가고 싶으면 대전복합터미널로 이동해야 한다. 시외버스는 장거리는 가지 않고 길어야 광역 버스 수준의 거리만 간다. 그래서 보통 버스로 장거리를 갈 때는 시내버스로 대전광역시로 이동하든지 아니면 편하게 금산종합버스터미널에서 대전복합터미널로 가서 이용하는 편이다. 501번 외에는 금산군 진산면복수면에서 대전광역시로 가는 외곽버스 34번이 있으며,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운주면 경계까지 운행한다. 그 외에도 금산군 군북면 외부리에 있는 통영대전고속도로의 인삼랜드휴게소에 고속버스 및 시외버스 환승 터미널이 설치되어 있다.

금산군을 대표하는 것은 단연 인삼으로, 긴말이 필요없는 전국 제일의 인삼 산지이다. 금산읍에 전국 최대 규모의 인삼 시장이 형성되어 있어 한창 잘 나갈 때는 전국에서 유통되는 인삼의 70~80%가 금산군에서 거래되었고, 지금도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진안군, 충청북도 영동군, 대전광역시 등 인접 지역에서 수확된 인삼들이 금산군에서 많이 유통된다. 영광군의 굴비, 순창군의 고추장 등과 함께 지역 특산물이 지역의 명품으로 정착된 대표적인 사례이다. 최근 들어 경기도, 충청북도의 인삼 재배 면적이 급증하면서 점유 비율은 떨어졌지만, 시군 단위로는 전국 최대의 인삼 산지인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금산군 이외 지역의 인삼밭에서 재배하는 인삼의 최종 소유주는 어차피 금산군민인 경우가 많다. 보통 4년, 최대 6년에 달하는 재배 기간과 그에 따른 막대한 비용 등을 따지면 결국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주로 금산군에 인접하면서 지형, 자연조건이 비슷한 충청북도 옥천군·영동군,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무주군·완주군, 충청남도 논산시 등이 금산군의 인삼 셔틀이 된다.

[충청도와 전라도의 문화를 섞다]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전주시, 군산시는 전라남도보다 오히려 충청남도와 지리적으로 더 가까워 충청도와 교류가 활발하다. 또한 문화적으로 이들 지역은 충청남도 논산시, 공주시, 부여군과 함께 ‘금강·백제 문화권’으로 자주 묶이는 등, 양 지역의 문화적 정서는 광주광역시·전라남도권보다 오히려 대전광역시·충청남도권과 더 가까운 측면도 있다. 예컨대 발굴 조사나 역사 연구 프로젝트의 경우, 백제 도읍지 두 곳을 가진 충청남도는 백제 도읍 한 곳과 후백제 도읍을 가진 전북특별자치도와 협력하여 연구를 진행한 사례들이 있다. 후백제 역사 재조명 프로젝트나 전북 동부의 후기 백제 요새 유적 발굴 작업 과정에서 전북특별자치도와 충청남도는 향후 긴밀한 관계와 협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산군에는 백제 시대의 유적들이 17개나 분포하고 있어 금산군이 군사적 요충지였음을 알 수 있다. 삼국 통일 전쟁 시 신라가 백제를 공격하는 진격로가 탄현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탄현은 현재 충청남도 금산군 진산면 교촌리에 위치한 숯고개라는 견해가 있다. 나당연합군의 침략을 저지하는 데 실패하였지만 충청도와 전라도를 넘나드는 전략적 요충지가 금산군이라는 사실이 역사적으로 일부 검증되었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적인 유적 발굴 및 역사적 고증이 필요하다. 또한 진산 사건[신해사옥]과 관련하여 윤지충(尹持忠)권상연(權尙然) 등의 역사적인 성지와 기록 등이 충청남도 금산군과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를 넘나들고 있는 점도 유교 문화 연구에서 금산을 연결 고리로 충청도와 전라도 간 공동 연구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최근 전북특별자치도의 도정 방향을 살펴보면 관광업이나 호남 차별 문제 등 호남 전체적인 정치적 사안에서는 전라남도와 교류가 상대적으로 많지만, 경제적인 교류나 기타 정책 교류에서는 대전광역시·충청남도와 교류가 많다. 충청남도 금산군 부리면 방우리는 충청남도 최동단 지역이며 금산에서 접근하기 위해서는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을 거쳐야만 갈 수 있는 외딴 지역이다. 지도상으로 보면 갈선산이 충청남도 금산군 부리면방우리수통리 사이를 가로막고 있고 금강 주변도 준엄한 절벽이기 때문에 도로 자체가 없어서 실제로 생활권은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 무주읍이며 심지어 지역 번호도 전북특별자치도의 063을 쓴다. 당연히 통학권도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 무주읍이다. 그래서 한때 무주군 편입론도 있었으나, 금산군에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도로 개설을 추진하다가 자연을 훼손한다는 환경 단체의 반발로 논란이 되기도 한 곳이다. 인구 이동 또한 많아서 대전광역시 시민 중 전북특별자치도 출신의 비중이 높은 편이며 전북특별자치도에서 대전광역시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거나 대전광역시·충청남도 지역의 기업으로 취업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교류가 많은 만큼 갈등도 많이 일어나는데, 특히 가끔 터져 나오는 도계 문제로 전북특별자치도청과 충청남도청이 서로 감정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특히 전북특별자치도 입장에서는 1962년 12월 당시 전라북도 금산군 전체와 익산군 황화면을 충청남도에 빼앗긴 기억이 있어, 충청남도청과의 도계 분쟁에 매우 예민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 또한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전북특별자치도, 충청남도 관할 수역 경계에서 군산 어선과 대천, 장항 어선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하였다. 1990년대에 대전 측에서 금강 주변에 광역 쓰레기 매립지를 조성하려고 하는 바람에 당시 금강 광역 상수도를 공급받던 전주, 익산, 군산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부르기도 하였다. 그러나 협력할 때는 서로 협력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행정 중심 복합 도시 조성 문제를 놓고 중앙 정부와 대전·충청권이 갈등을 빚고 있을 때, 전북특별자치도는 대전·충청권의 입장을 옹호함으로써 양 지역의 상생 발전을 시도하는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도 하였다.

금산군은 현재 인구 5만 명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상태이다. 인구 부족에 따른 상권 위축을 극복하기 위해 인접해 있는 지역을 끌어안아 상권을 회복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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